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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본/성우공채시험 기출문제

KBS 33기 공채 시험 문제 [ 여자 ]

by CHLee. 2020. 8. 2.

1. 나레이션

철책선 너머에 고향을 둔 이들은 비무장지대를 슬픈 국경이라고 한다. 비무장 지대 근처에 서면 불쑥불쑥 솟아나는 그리움에 그만 무릎을 꿇고 통곡을 한다. 지금 비무장지대는 신록이 무성한 6월이다. 쉰 여섯해 전, 이곳에는 전쟁의 포연이 자욱했고 지금은 전쟁의 흔적을 더듬어보려는 호기심으로 소란스럽다. 그러나 여전히 비무장지대는 1292개의 말뚝이 문신처럼 박혀있는 박제된 땅으로 존재한다.

 

2. 나레이션

다시 한번 나는 여자로서의 삶을 선택했다. 내 마음속의 사랑의 물이 고이기를 기다려주었던 한 남자의 지극한 사랑 앞에서 난 용기를 내어 내 인생의 길을 찾아나서기로 했다. 가슴 저 깊은 곳에서부터 나는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. 아니 어쩌면 우리들의 사랑이 제 스스로의 생명력을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온지도 모른다.

 

3. 20대

제발 그러지마. 민호씨. 나를 봐. 내 눈을 봐. 나한테 뭐라고 약속했어? 내 눈에 눈물 흐르게 하지 않겠다고 했지? 근데 지금 당신 내 눈에 눈물 흐르게 하고 있어. 당신 약속위반이야. 날 배신하고 있는거야. 날 울게 하지마. 내 눈에 눈물나게 하지마.

 

4. 30대

입 다물어 너. 네가 나서서 괜히 밥상 엎으면 나중에 두 사람한테 다 원망 듣는다.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.. 네 언니가 알 때 까진 너도 그냥 모르는 척 해. 요즘은 바람을 피워도 대책 없이 무방비로 관계를 무너뜨리는 남자는 절대 없어. 그런 사무적인 연애는 절대 안한다구. 그냥 인생의 비타민같은 만남? 그 정도일거야.

 

5. 40대

내가 그 사람을 마지막으로 본 게 내 나이 스무살때야.. 그리고는 기약도 없이 헤어져서 오늘까지 왔지만.. 난 아직도 그 사람을 기다려. 까치가 울어대면 올까.. 꽃이 흐드러지면 찾아올까.. 그 사람과 사랑했었던 하동을 떠나지 못하면서 말이야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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