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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본/(라디오, TV)드라마, 영화

60대여자,10대남자단문(그녀는 예뻤다/KBS무대/라디오드라마대본/성우)

by CHLee. 2020. 7. 13.

옥희 (정 많고 오지랖 넓은, 경상도 사투리 / 60대 / 여 )

 

지는 경남 밀양 출생으로, 스물 네 살에 시집 와가 3년만에 남편이 죽고, 얼라 데리고 죽기살기로 살았습니더. 그카다가 어느날 스마트폰을 샀습니더. 그런데... 우찌 해야 할 지 하나도 모르겠는기라. 설명을 들어도 모르겠고 아무리 들여다봐도 모르겠어. 그 순간. 아.. 내가 바보가 됐구나... 얼라 데꼬 묵고 사니라꼬... 바보천치가... 너무나도 막막하고 살아온 세월이 서럽고 그런 참에, 뉴스를 보다가 우리 일선여중을 소개하길래 바로 결심을 했십니더. 너~~무 행복하지예. 하루하루가 꿈만 같고... 배울 수 있다는 기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 일인지... 특별히 우리 선생님들한테 고맙고예,.. 여기까지 찾아와서 과외공부 시키주시는 손지같은 선생님들 한테도, 이 자리를 빌어서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예. 제 롤 모델인 이지훈 선생님처럼, 공부를 마이 해가..저같이 무식한 사람들을 공짜로 가르쳐주고 싶습니더. 그래서 저도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더.

 

아이고.. 드디어 웃었다.웃는 얼굴 오랜만에 보네. 아이고 이뻐라....쌤은 웃는 얼굴이 참 예쁜데, 근데... 볼때마다 얼굴에 그늘이 있어. 내는 그기 늘... 가심이 아파. 참, 이거 무바라. 내는 아플 때 바나나가 그리 땡기대... 자. 이기 변비에도 좋다. 변이 숙숙 나올끼라. 와.. 아프나? 병실 환자분들하고, 간병사님, 간호사님, 다 같이 묵자꼬 넉넉하게 갖고 왔지. 보소.. 아재요, 이거 좀 잡사보이소. 맛나게 드시고, 얼른 일어나이소! 아재도, 이거 함 잡사 보이소. 보소! 아재요. 58세 오순철 환자님. 침대에 이름표가 달려있네. 그러니 불러주야지. 거, 인상 꾸개고 있지 말고 이 바나나 함 잡사보이소. 목에 기브스를 해가 불편하시지예? 얼른 쾌차하시고, 우리 훈이 샘 잘 부탁디립니더.

 

 

 

지훈 (예의바른 척하지만 속은 실리만 따지는 /  10대 / 남 )

 

적당히 걸러. 다 받아주면 안 돼 질투나면, 이쁨 받을 짓을 해. 답이 나올만한 질문을 던지고, 맞추면 칭찬을 해줘. 과하다 싶을 정도로. 노인들은 대부분, 칭찬에 목이 말라있거든. 자꾸 훈계질하고 잔소리하면, 시그널을 보내. 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싸인이지. 제일 쉬운 건 웃는 거야. 아니면 영혼없는 대답을 날려. 감사합니다. 네네. 알겠습니다. 모르겠는데요? 그런 거. 그럼 대화의 흐름이 끊기게 돼 있어.  정말 짜증날 땐, ‘넵’ 이렇게 짧게 받아쳐. 그럼, 끝나. 성공하려면, 사람 조심해야 돼. 어떤 철학자가 그랬대. 타인은 지옥이라구. 남 함부로 믿고 마음 주면, 그순간 헬 게이트가 열리는 거야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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